크롤리가 아지 책 읽는거 방해하는 썰

아지크롤

타싸에 올린적 있습니다


크롤리는 아주 가끔씩 아지라파엘에게 어린애 같은 짓을 하곤 했음. 그 중 하나가 아지라파엘이 책에 푹 빠져있을때 옆에서 방해하는 거겠지
그날도 아지라파엘은 소파에 앉은 채, 크롤리가 옆에 있든말든 책에 정신이 팔려있었음. 악마는 천사의 독서를 슬슬 방해하고 싶어졌음.

크롤리는 먼저 아지라파엘에게 쓸데없이 말을 걸었음. 

"천사야, 코코아 타줄까?"
"오, 고마워." 
"근데 천사야, 여기 코코아가 다 떨어진거 같은데!"
"응, 다음에 사자."

아지라파엘은 책에서 눈도 떼지않고 기계적으로 대답했음. 사실 찬장에 쌓인게 코코아인데도 말이야. 크롤리는 아직 포기하지 않겠지.

"여기 근처에 새 레스토랑 생긴거 알아?"
"......"
"코코아 안마실래?!"
"고마워, 마이디어."
'방금전에 없다고 했잖아... '

아지라파엘은 자신의 말에 전혀 집중을 하지 않고 있었음. 계속 말을 걸었지만 돌아온 대답이라곤 "응", "고마워" 내지는 "그래그래" 밖엔 없었음. 그나마 갈수록 대답도 없어짐. 

크롤리는 자기가 먼저 시작한 건데 오히려 자기가 약올라서 "나 그냥 집에 간다!!" 하고 빽 소리를 질러버림. "아, 내일 봐!" 아지라파엘은 여전히 크롤리를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했음. 크롤리가 여기서 연기로 변한다고 해도 못 알아차릴것 같았음.

악마는 집에 가는 대신 새로운 방해 방법을 생각해냈음. 크롤리는 아지라파엘이 들고있는 책 바로 뒤쪽, 천사와 마주보게 되는 위치로 다가갔음. 코앞에 악마가 있는데도 천사는 전혀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음. 크롤리는 책과 아지라파엘 얼굴 사이 공간에 자신의 얼굴을 쏙 넣어버렸음

"......"
"......"

노란 뱀눈과 푸른 눈이 바로 앞에서 마주쳤고 잠깐 침묵이 흘렀음. 얼마나 어색한 순간이던지 크롤리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기 시작했음. 남성체 둘이 이러고 있다니, 분위기가 좀 이상하잖아!
숨막히던 어색함도 잠시, 아지라파엘은 부드럽게 웃으면서 두 손으로 크롤리의 머리를 살짝 들어다가 옆으로 치웠음.

"착하지, 얘야. 조금만 기다려줘."

마치 말 안듣는 어린아이를 달래는 듯한 말투였음. 아지라파엘은 한손으로 크롤리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어주곤 다시 책에 열중했음.


크롤리가 별짓을 다해도 아지라파엘은 책에서 빠져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음. 크롤리는 제풀에 지친 채 천사를 멍하니 바라보았음. 저렇게까지 집중하는 천사의 모습은 조금 멋있게 보이기까지 했음. 맨날 귀여운 줄만 알았는데... 악마의 시선이 한동안 천사의 얼굴에 머물러있다가, 아래로 내려가다 천사의 허벅지에 닿았음. 넉넉하고, 부드럽고 푹신해보임. 머리를 베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음. 크롤리는 소파에 눕더니 조심스럽게 아지라파엘의 허벅지에 머리를 얹었음.
천사는 그러거나 말거나 책에서 눈을 떼지않고 한 손만 들어 크롤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줬음. 좀 섭섭하긴 해도, 누워서 머리 쓰다듬을 받자 졸음이 쏟아졌음. 크롤리는 그 상태로 편안히 잠이 들어버림.

~~

아지라파엘은 자신의 다리를 베고 누운 악마의 숨소리가 안정되고 느려짐을 느꼈음. 잠들었나봄. 아지라파엘은 읽던 책을 슬쩍 내려놓고 잠든 악마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봤음. 
크롤리 본인은 절대 인정하지 않겠지만 악마에게는 어린아이 같은 면이 있었음. 방금 전처럼 유치한 장난을 칠때가 그랬고, 지금처럼 잠이 들었을 때가 그랬음. 크롤리의 깊은 내면에 있는 순수함은, 그가 잠이 들때마다 얼굴에 그대로 보이곤 했음.

"좋은 꿈 꾸렴, 얘야."

아지라파엘은 크롤리의 이마에 입을 살짝 맞춰줬음. 그리고나서 한 손으론 계속 크롤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 손으론 책을 집어들고 다시 독서에 열중하기 시작하겠지.


녹차라떼 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

멋징으로 판 백업포타

0개의 댓글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
새로운 알림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