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아지 × 드라마 크롤리 3

아지크롤

- 너희 세계에서도… 종말을 막았었나?
- 그럼 얘야. 저들을 보니 그 일 때문에 꽤 애를 먹은 모양이던데.
- 뭐야. 그럼 너희…너네쪽에선 아무 말도 없었어??
- 좀 탐탁치 않아하는 눈치긴 했지만, 딱히? 여기 작자들은 어지간히 깐깐한가 보구나. 


크롤리는 저쪽의 천국이 조금 더 관대한건지, 아니면 천국이 아지라파엘의 심기를 건드리고 싶지 않아서 그냥 넘어간건지 궁금해졌음. 
크롤리는 주제를 바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음.

- 거기에서도 너랑, 어, 그쪽 세계의 나랑 사귀는 사이야??

아지의 표정이 순간 매우 부드러워지더니 미소가 걸렸음.

- 당연하지. 물론 그 ‘아이’가 가끔씩 철없이 굴때도 있지만 얼마나 귀여운지 모르겠는걸. 

아이?? 철이 없고 귀여워?!? 크롤리는 저쪽 세계의 자신을 만나면 한대 쥐어박으리라 굳게 다짐했음. 뭘 어떻게 하고 다니길래 천사한테 저런 말까지 듣는건지… 그러고보니 처음 만났을 때도 자신을 ‘my dear boy’라고 불렀었지. 크롤리는 더 이상 애취급을 참지 않으리라 결심했음.

- 그쪽의 애인이 애새끼인지 몰라도, 나는 아니야. 디어 어쩌구 하는 이상한 말로 부르지 좀 마.

기분 나쁠 수도 있는 말투였지만 의외로 아지는 여전히 싱글벙글이었음.

- 오, dear. 아니, 크롤리. 그게 기분 나빴다면 미안하네. 나도 모르게 습관이 돼서. 

그렇게 둘은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눴음. 왜 갑자기 둘이 바뀌었냐는 질문에 아지는 으쓱하며 형언할 수 없는 뜻이 있으셨겠지, 라고 대답했음. 그쪽의 네 애인이 자기 천사한테 해꼬지라도 하면 어떡하냐고 따지는 말에, 아지는 태평하게 자신이 아는 크롤리라면 천사한테 치대면서 귀찮게 하면 했지 해치지는 않을 거라고 대답함. 대화가 끝나고 크롤리는 이제 슬슬 돌아가기 위해 몸을 일으켰음.

- 대화 즐거웠어. 그럼 다음에…

크롤리는 말을 딱 멈췄음. 자신도 모르게 다음에 또 보자는 말이 튀어나올 뻔했음. 다음에 왔을때는 원래대로 돌아가 있었으면 좋겠네. 그렇게 할 말을 얼른 생각한 후 입을 열려고 했음.

- 다음에는 리츠에서 식사라도 같이 할까?

이어진 아지의 말에 크롤리는 하려던 말도 잊은 채 멍청하게 천사를 바라보기만 했음. 뭐가 그리 재밌는지 아지는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음. 

- 너…너 이거 양다리 아니야?? 

약간의 침묵 끝에 크롤리가 겨우 내뱉었음. 자신이 한 말이 조금 멍청하게 들렸음. 

- …너도 은근히 귀엽구나, 얘야.
- 뭐?!?
- 난 신의 모든 피조물을 사랑한단다. 크롤리는…나한테 좀더 특별한 존재지. 좀더 소중하고. 그리고 너도 크롤리지, 그렇지 않니? 전에 내가 널 때렸던것도 사과할겸 내가 사주고 싶은데.

서점에 들어와 같이 차를 마시자는 것도 모자라 이젠 같이 식사까지 하자며 직진하는 아지였음. 

크롤리라는 존재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호기심이었음. 그를 타락으로 이끈 가장 큰 원인이기도 했으며, 타락한 이후에도 그놈의 호기심 때문에 몇번이나 곤경에 처하기도 했음.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였음. 눈앞의 아지는 자꾸 자신을 애취급 하는 점에서 조금 짜증나긴 했지만확실히 흥미로웠음. 빌어먹을 신이라는 놈이 장난을 끝낼때까지, 이 천사와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음. 자신이 선만 잘 지킨다면(그 망할 선이 어디까진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아지에게 대하듯 했다간 다시 주먹이 날아올 거란건 확실했음) 재밌게 지낼 수 있을것임. 

결정적으로, 이 천사도 결국은 아지라파엘이었음. 자신을 바라보는 창백한 푸른 눈에는 따뜻한 애정이 담겨있었음. 자신 또한 천사에게 호감이 가고 있었음. 아주 약간은.

결국 내일 점심, 아지의 서점 앞에서 만나기로 한 둘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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