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아지 × 드라마 크롤리 2

아지크롤

첫 만남 이후 단단히 화가 난 크롤리가 다시 서점으로 발길을 향한 이유는 단 하나였음. 자신의 천사가 혹시라도 돌아왔을까봐. 

서점의 창문을 통해 본 광경은 악마의 기대와는 한참 거리가 멀었음. 아지라파엘은 여전히 그 재수없는 놈 그대로였고…그리고… 아지의 앞에는 가브리엘과 산달폰이 서 있었음. 

자신의 아지가 대천사들을 몹시 싫어하고, 대천사들 또한 아지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크롤리는 잘 알고 있었음. 저 아지라파엘은 어떤 취급을 받을까? 저 재수없는, 이름만 아지라파엘인 뺀질이 녀석이 대천사들에게 혼나는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지자 크롤리는 저도 모르게 사악한 미소를 지었음. 재밌을거야… 

두 대천사가 크롤리를 등지고 서 있던 덕분에 악마는  눈에 띄지 않고 서점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음. (아주 만족스럽게도) 아지의 굳은 표정이 보였고 가브리엘 특유의 권위가 묻어나는 목소리가 들렸음. 하지만 예상과 달리, 대천사는 평소의 거만한 모습이 아니었음. 오히려 약간 상대를 어려워하는 것 같았음. 

-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군…  아지라파엘. 도대체 그대가 왜 이곳의 일에 끼어드는건가?? 


아지는 싸늘하게 코웃음을 쳤음. 

- 나야말로 이해가 안되는데요. 고작 종말을 막았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하다니. 그쪽들이야말로 신의 분노를 사서 지옥에 처박히기 싫다면 처신을 잘해야 할겁니다. 


산달폰이 뭐라 반박을 하려하자 아지는 매섭게 산달폰을 쏘아봤음. 가브리엘이 손을 들어 동료 대천사를 저지하는 모습이 보였음.

 - 결국 이 사태를 초래한건 당신들이니까요. 그리고… 한번만 더 선샤인이니 뭐니 하는 이상한 이름으로 부른다면…


 크롤리는 순간 아지의 눈이 차가운 푸른빛으로 가득 차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음.


 - …각오하는게 좋을 겁니다.


 크롤리는 그런 식으로 말하는 아지는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음. 그는 몸을 숨기는 것도 잊은 채 그 모습을 홀린듯 보고있었음. 이 아지라파엘이 재수없는 것과는 별개로, 대천사들이 어쩔 줄 몰라하는 꼴은 너무나 만족스러웠음. 


- 그럼 됐겠죠? 나가요 이제. 다시 안오면 제일 좋고. 

산달폰이 참지 못하고 한마디했음. 

- 자네 세계에서도 그런 식으로 상사한테 말하나보지? 

아지는 차갑게 웃었음. 

- 우리쪽 상사들도 좀 재수없긴 한데, 당신네들은 그냥 좆같네요. 


그걸로 끝이었음. 대천사들은 쫓기듯 서점에 나왔고 크롤리는 얼른 몸을 숨겼음. 괜히 화난 천사들과 마주쳐서 좋을건 없었으니까. 가브리엘과 산달폰의 지옥불을 삼킨 듯한 표정이 보였고 크롤리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억눌러야 했음. 이 아지라파엘은 아주, 아주 개새끼였음. 심지어 퍼킹 가브리엘보다도 훨씬 더. 그리고 매우 놀랍게도, 그 사실은 싫지 않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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